서른다섯에 공기업 취업문 뚫은 합격 비결은?

입력 2017-09-01 18:35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적지 않은 나이와 직무와 관련 없는 전공 탓에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서류전형 통과도 어려웠어요. 한국국토정보공사 인턴 경험과 직무 관련 자격증 을 취득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최환석(34) 씨는 채용 직군과 무관한 도시행정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학력, 전공, 성별, 나이 제한을 없애고 직무능력만으로 평가하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통해 지난 6월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입사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4년 공기업 최초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직무역량중심 선발제도를 도입하고 학벌과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과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한다. 지난해부터는 입사지원서에 사진부착과 토익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셈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 가까이 이곳에서 인턴 경험을 하면서 지적측량 업무에 매력을 느꼈어요. 현장에서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인턴을 마치고 4년간 공채를 준비했어요. 좀 길었죠.”

현장직에 응시하려면 지적기사나 지적산업기사 등 지적 관련 자격증은 필수다. “인턴으로 일할 때 업무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전공자에 비해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가 많이 됐어요.”

서류전형에 합격하면 필기시험을 치른다. 필기시험은 NCS 시험인 직업기초능력평가(직업성격검사, 직무능력검사)와 채용 직군의 전공과목 시험인 직무지식검사로 나뉜다.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직무지식검사 점수를 합산해 필기시험 점수를 매긴다. 

“처음에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다가 공채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스터디를 했어요. 처음 NCS가 도입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는데, 스터디 친구들과 책을 여러 권 나눠 보면서 문제를 많이 풀었던 게 도움이 됐어요.” 

4년간 공채 준비를 하면서 공부를 혼자서도 해보고 학원도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스터디를 활용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는 최 씨.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힘들 땐 격려해주는 등 얻을 게 많다고 설명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역량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실무 담당자 2명, 외부 면접관 2명 총 4명의 면접관이 참석해 4명의 수험자와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된다. 크게 경험면접과 상황면접으로 나뉘는데, 특히 상황면접이 어려웠다고 한다.



“‘청렴’이나 ‘갈등 해소’ 등에 대한 예상 답변을 준비했는데, 면접에서 ‘부서 내에 세대차이가 있을 때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 ‘영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던 선임이 퇴사해서 그 자리를 본인이 대체해야 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나요.”

면접에서는 꼬리물기식 질문을 하기 때문에 과장되게 말하거나 거짓말은 되도록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리더로 활동한 경험이나 갈등을 해결한 경험을 어필하기 위해 동아리 활동만 했음에도 자신이 동아리 회장이라고 말하는 식은 절대 금물이다. 

최 씨 역시 첫 면접 때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과장되게 말하기도 했다. 결과는 불합격.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나니 큰 경험이든 작은 경험이든 그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면접에서는 억지로 꾸며내지 않고 겪었던 일과 거기에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면접을 통과하면 인턴 실습이 남아 있다. 채용형 인턴으로 3~4개월간의 인턴과정을 거쳐 업무수행능력, 근무자세 및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정규직 전환율은 90% 내외이다.

“앞서 말했듯이 첫 인턴 때는 업무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인턴 경험이 도움이 돼 오히려 체험형인턴으로 일할 때는 큰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었어요.” 

최 씨는 기존 지적측량 업무를 넘어 공간정보 기술을 익히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대한지적공사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로 사명이 바뀌었잖아요. 예전엔 지적측량이 주업무였다면 지금은 공간정보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어요. 저도 공간정보와 관련된 기술 등 필요한 것들을 익혀나가려고요.”

한편, 정부가 지난 7월 5일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지원서에 사진,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조건, 학력 등 차별적 요인을 배제하고 직무능력만을 평가해 선입견 없이 인재를 채용한다.

332개 공공기관과 149개 지방공기업은 올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산업인력공단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인사담당자 교육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인사담당자 교육과 채용 컨설팅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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